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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지리산 전망대 바래봉

無碍人 2015. 5. 19. 15:54

2015년 5월16일 토요일 맑음 천사랑

 

호남정맥 종주를 가려 했는데 15일 21시쯤에 정맥코스에 비 예보가 있다.

없던 비 예보가 갑자기 뜨니 당황스럽다.

예상 강수량 5mm 정도로 산행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지만 새벽 산행에다 산죽 군락지라 홀산꾼인 나로서는 신경이 쓰인다.

며칠전에도 경험 했지만 약간의 비만으로도 산죽 군락지는 온몸이 물에 젖고 등산화가 벌컥거려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고민고민하다 예약한 버스표를 반납하고 산수산악회 빈자리를 확인하고 바래봉 산행에 동참한다.

정맥종주라는게 늘 부담이크다.

장거리 이동,홀산,야간산행이 겹치면 아무리 배테랑이라도 긴장 할 수 밖에 없다.

종주 부담에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천사랑 함께 출발한다.

바래봉(1182m)은 '발산()'이라고도 하며 봉우리 모양이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모양이라 바래봉이라 부른다.

다른 이름으로는 '삿갓봉'이라 하는데 이 또한 스님들이 쓰는 삿갓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래봉 산행은 운봉읍에서 2km쯤 떨어진 용산 마을에서 시작한다.

허브농원 뒤로 나있는 임도따라 오르면 고도에따라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아름다운 철쭉길을 즐길수 있다.

사람들은 바래봉 철쭉을 양들이 가꾼 천상의 화원이라 부르는데 이는 1971년 호주면양을 이곳에 들여와 기르면서 양들이 독한 철쭉만 빼고

풀을 뜯어 저절로 철쭉만 살아 남아 그리 부른다.

봄에 산아래 하단부에서 풀을 뜯던 양들은 가을이면 바래봉 정상의 초지와 팔랑치 부운치등의 산정에서 풀을 뜯는데 그때 살아 남은 철쭉이

지금의 바래봉 철쭉이다.

바래봉 철쭉제기간인 4월과 5월에 이곳을 찾는 등산객이 100만에 이른다는 용산 마을 주민의 호들갑이 과장은 아닌듯 오늘 바래봉에는

인산인해 수백대의 관광버스가 몰려들었다.

임도따라 오르니 7부 능선에 이르러서야 보이기 시작한 철쭉은 바래봉 정상 갈림길 부터는 본격적으로 천상의 화원을 선사한다.

바래봉은 천상의 화원으로  충분히 아름 답지만 지리산 전망대로도 최고의 위치에 있다.

천왕봉(1915m)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칠선봉(1576m) 덕평봉(1522m) 명선봉(1586m) 토끼봉(1534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만복대(1433m) 고리봉(1248m) 세걸산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굽이치는 암봉이

공룡등을 연상케한다.

고리봉건너 수정봉(804m)에서 여원재로 고도를 낮추어 고남산(古南山846.8m)으로 이어가던 야트막한 대간은 봉화산(926m)을 지나며

백운산(1279m) 영취산(1076m) 장안산(1237m) 남덕유산(1507m)으로 이어지는  고산준령이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 이곳 바래봉이다.

백두대간의 종착점이자 돌아서면 새로운 시작점이 되는 천왕봉은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 일컫으며'최후의 원시림'이라 불리는

칠선계곡을 품고있다.

칠선봉 덕평봉에 이르러 한여름에도 몸에 한기를 느끼는 계곡이라 하여 한신계곡이라 부른다는 폭포의 명소를 품은 지리는

한국전쟁때 '피의능선'이라 불리던 명선봉에서 울창한 구상나무 군락을 이룬다.

토끼봉을 지나면 화개재다.

화개재는 옛날 소금장수들이 하동에서 소금짐을 지고 날랐던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한 계곡미를 자랑한다는 뱀사골 계곡을

품고 있다.

14km의 전구간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이 계곡에는 100여 명의 인원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넓은 너럭바위가 곳곳에 있고,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소()가 줄을 잇는다.

바래봉에서 가장 장엄하게 바라다 보이는 봉우리가 반야봉(1732m)이다.

천왕봉에서 보면 어린아이 엉덩이를 닮은 반야봉은 지리산 제2봉으로 자리 메김하고 있으며 마고할미와 반야의 전설이 있다.

반야봉은 지리산 3대 계곡중의 하나인 심원계곡을 품고 있다.

반야봉은 백두대간에선 살짝 비껴 서있다.

반야봉을 지나 희미하게 노고단 통신탑이 보이며 지리산의 서쪽 끝에 이른다.

노고단에서 방향을 북쪽으로 튼 백두대간은 성삼재를 건너 만복대에 이르고 정령치 넘어 고리봉에서 급강하하여 노치마을로

내려가 수정봉으로 이어지고  한줄기 지선이 세걸산을 지나 바래봉으로 이어진다.

만복대는 바래봉에서 볼때 고리봉 넘어 초승달처럼 걸려있는 산으로 풍수 지리적으로 볼 때 지리산의 많은 복을 가지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리봉에서 노치마을로 내려가면 우리 산경표에 유일무이한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로 평지이면서 하천이 흐르지 않아

분수계가 된곳이다.

백두대간이 수정봉에 이르러 지리산으로 이어지면서 더이상 능선을 타고 갈수 없지만 노치마을에서 정확하게 한줄기는

섬진강 수계로 또다른 한줄기는 낙동강 수계로 나뉘며 이 평지 분수계가 정확하게 남원시 주천면과 운봉읍의 경계가

되니 우리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산경표가  얼마나 대단한지 증명되는곳이다.

바로 이런 현상을 관광자원화하고 우리 조상들의 분수계 설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수정봉(804m)에서 여원재를 건너 고남산(846m)을 지나며 낮아진 백두대간은 봉화산을 넘어서며 1000m 이상의 고산의 풍모를

다시 찾아 남덕유산(1507m)으로 이어가는 남한땅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백두대간의 준령을 한눈에 감상하는 전망대가

바로 바래봉이다.

바래봉 정상에서 팔랑치로 이어가는 1,5km구간은 오늘이 철쭉의 절정이다.

다만 이곳이 고산이라 며칠전 내린비가 얼어 냉해를 입어 화려 하지는 않지만 인고의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철쭉이라 더 강인한

생명력이 엿보여 위대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팔랑치(八郞峙)는 산아래 산내면 팔랑마을에서 유래한 고개로 여덟八 사내郞을 쓴다.

즉 팔랑마을 여덟명의 아이라는 뜻으로 아들을 많이 낳아 그렇게 부른다.

팔랑치에서 능선길 따라 산덕마을로 내려가다 임도를 만나 우틀하면 용산마을 주차장이 내려다 보인다.

임도를 만나는곳에 마을 사람이 하는 매점에서 두릅과 취나물로 만든 부침개에 야관문이라는 운봉 막걸리로 하산주를

가름하고 주차장 이르는 임도에서 두릅 한보따리 선물로 받으니 오늘도 천국을 살았다.

팔랑치의 혼잡한 산꾼들이 모두 원점 산행을 하니 팔랑치 능선길은 오늘도 우리 부부외는 아무도 없다.

역시 배테랑 산꾼은 인파속에서도 호젓한 길을 잘도 찾는다는 울 천사의 찬사가 사랑스럽다.

지리산(地異山)은 어리섞은 사람이 이산에 들면 지혜로워 진다고 해 지리산이다.

오늘 한층 더 지혜로워졌음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지혜로움에 너그러움을 더하는 인생이고 싶다.

 

1. 산행코스

   용산마을 주차장-임도-바래봉 삼거리-바래봉정상-삼거리-팔랑치-산덕마을임도-용산주차장

   (10km, 3시간30분)

 

 

 

운봉읍 고남산

 

 

하단부 철쭉은 모두 졌다

백두대간 봉화산 백운산 덕유산 방향

 

 

 

 

 

8부능선의 철쭉 냉해를 입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인공의 고통을 이겨낸 철쭉이 찬란하다.

백두대간 고남산 방향

 

 

 

 

 

 

 

 

 

 

 

바래봉 정상 초지지대 주목의 식생이 좋다

 

 

고리봉방향 만복대도 보인다.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

 

 

 

 

 

반야봉

 

 

 

 

 

천왕봉에서 칠선봉 덕평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토끼봉 형제봉 명신봉 능선

반야봉 노고단...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

고리봉에서 노치마을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곡중분수계가 있는구간(백두대간)

여원재 고남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뾰족한게 고리봉 고리봉에서 내려선 노치마을 운봉분지 곡중분수계

 

 

 

천왕봉

칠선봉 덕평봉 형제봉

형제봉 명신봉 토끼봉

반야봉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

바래봉 정상

뾰족한 고리봉에서 길게내려 노치마을 운봉분지

 

 

 

 

팔랑치 철쭉 군락지

 

바래봉정상

 

 

 

 

 

 

 

 

 

 

두룹전에 야관문이라는 운봉막걸리

처녀가 밤에 슬그머니 문을 열어두는 것은 무슨 뜻이래???

 

 

 

 

 

마지막 임도에서 두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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