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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일 일요일 맑고포근 천사랑
豹死留皮 人死留名(표사유피 인사유명)
우리는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교육 돼 왔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우리 전후 세대는 효율이라는 이유로 맥없이 독재를 따르고 찬양하는 교육적 분위기 탓에 내 사고의 폭은 좁디 좁았다.
'돌격 앞으로...' '하면된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규격된 사회...초등학교..소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 였던 세대다.
국민을 만드는 국민을 교육하는...국민교육헌장이라는 해괴한 문장을 외우고..아침 저녁으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치던...
길가다 애국가가 나오면 부동자세로 기립하던 전제주의 교육을 받고 자랐으니....
그래서 정말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하는....'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하고 비참하게 쓰러져 가야 영웅이 되는...
국가의 사상과 내 사상이 일치해야 하고 그 국가라는 집단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이름이 남는...그 이름을 남기는게 최고의 삶이라 배웠다.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 2003년 영화다.
내 나이 40대중반....그때야 비로서 나의 국가주의 사고를 깨 부수는 계기가 됐다.
의자왕으로 부터 황산벌 사수를 명 받은 계백(박종훈분)은 가족을 몰살하고 전장에 나간다.
그 가족중 계백의 처(김선아분)의 악다구니가...충격이였다.
황산벌 영화가 '거시기'와 걸죽한 욕설이 재미를 더하지만 가장 압권은 계백처의 일갈이였다.
"뭐시여? 호랭이는 뒈져서 가죽을 냉기고, 사람은 뒈져서 이름을 냉긴다구? 웃기고 자빠졌네,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혀야제, 호랭이는 그 잘난 가죽 땜시 뒈지고, 사람은 그 잘난
이름값 허느라 개죽음 허는겨,이 화상아!"
이준익의 비틀기가 잠자는 내 반골을 깨웠다고 할까..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죽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죽는다...
인생 반쯤 살고 보니...
돈.. 그거 불편함만 없으면 돼고
명예라는 거 그거 별거 아니라는거...
인생 최고의 성공이라 하는 전직들은 줄줄이 감옥에 가 있고...
최고의 머리로 최고의 학교를 나온 소위 엘리트라는 위인들의 속살이 부끄럽기 그지 없고...
이름 꽤나 날리던 그 명인들의 뒷모습이 구린내가 진동하고..
평생을 쌓아온 자기 분야의 업적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 처럼 사라지는...
부끄러움 없는 인생이 없다는거...
과거가 구리지 않은 인생도 없다는거...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 수많은 영웅 호걸들...그거 다 포장지가 화려하게 감싸고 있다는거...
그거 아는 나이가 됐다.
지나온 내 삶도 어딘가에 구린내를 진동케 하지는 않는지...
이제라도 내가 머문 자리 향기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구린내 나지 않게 돌아보며....
먹고 싶은거 먹고
가고 싶은데 가고
하고 싶은일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그렇게
사는거지...명예는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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