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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적산 귀룽나무(보지 않고 믿으라고요? 내게 그 믿음을 허 하소서..)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山·名山산행기

원적산 귀룽나무(보지 않고 믿으라고요? 내게 그 믿음을 허 하소서..)

無碍人 2020. 6. 15. 12:44

내가 1년 중 100번쯤 오르는 원적산에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처음엔 나무 이름도 모르고 봄이면 제일 먼저 잎이 피고 가을 이면 가장 먼저 잎이 지는 나무쯤으로 여겼다.

언제부터 그 나무 아래 배경이 좋아 지날 때면 폰으로 찍어 뒀다.

나무 이름도 모르는 체 수년을...

그러다 보니 궁금해 몇 년 전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서 "귀룽나무"라고 통성명을 하게 됐다.

그 사진을 정리했다.

귀룽나무는 구룡목(九龍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귀롱나무', '귀롱목', 꽃이 핀 모습이 마치 흰 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하여 '구름나무'로도 불린다.

귀룽나무는 주로 정원수로 심는데,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봄에 제일 먼저 잎을 피워 숲에 초록 기운을 불어넣고, 농부들에게 농사철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부지런한 나무다.

꽃 또한 아름답다.

마치 포도송이처럼 뭉쳐 피는 흰 꽃이 만개하면 마치 흰 뭉게구름이 내려앉은 것처럼 눈부시다.

꽃향기도 그윽하고 꿀이 많아 꽃이 한창일 때 나무 아래로 가면 벌들의 날갯짓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다.

7월에 열리는 버찌와 닮은 흑색 열매는 새들의 먹이가 되어준다.

새들이 귀룽나무 열매를 좋아하여 서양에서는 이 나무를 'bird cherry'라고 부른다.

그러고 보면 귀룽나무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란 생각이 든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향긋한 꽃향기와는 달리 어린 가지를 꺾으면 고무 타는 듯한 고약한 냄새가 난다.

파리들이 싫어해서 재래식 화장실에 어린 가지를 꺾어 넣으면 구더기를 없앨 수 있다고 한다.

꽃말은 사색, 상념이라 한다.

 

코로나 19가 아직 서슬 퍼렇게 살아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감염자 뉴스가 이제 일상의 스트레스로 자리 잡았다.

신천지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콜센터, 물류센터, 이젠 개척 교회...

그래서 요즘 '교회가 문제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 개신교회가 지금 어쩌면 최대 위기다.

불교나 천주교회의 방역에 비해 허술하다고 눈총이 따갑다.

코로나라는 바이러스가 문제지 교회가 만나고 기도 하는 게 문제가 아닌데도 말이다.

개신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150년이 안됐다.

최초의 개신교회라는 게 1885년 인천 내리 교회, 정동 제일 교회, 1884년 황해도 장연 군 소래(松川) 교회

정도니 믿음이 그전에 있었다 해도 말이다.

그 150년 만에 우리나라 최대 종교로 발전했다.

교회는 이제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그 믿음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받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다.

 

한때 신학에 대해 공부하고 꿈꾼 적이 있다.

하사관 학교부터 국군의무 학교까지 6개월간(기술하사관 교육 전반기 10주, 후반기 14주) 군 훈련 기간

절친 2명이 신학도였다.

물론 나 역시 유년부터 청년기까지 교회를 꾸준히 나갔다.

박현수, 이정섭, 이 절친들하고 참 많은 토론도 하고 기도회도 가진 적이 있다.

(자대 배치 후에도 편지로....)

그런데 하나님은 내 믿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새삼 요즘 개신교회를 보며 그 시절 내 믿음이 반추된다.

난 성경을 학문으로 접근했다.

성경을 분석하려 들었다.

신학도였던 두 친구와 가장 많이 토론했던 것이 예수는 부활했는가?

했다면 부활 후 그는 무엇을 했는가?

4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의 부활을 본 사람이 명확하지 않다.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예수가 숨을 거둔 게 금요일 오후 3시가 지나 서다.

금요일 해가 지면 안식일이다.

안식일엔 유대교에서 시신을 처리할 수가 없다.

당시 유대 의회 의원이었던 아리 마테 요셉에 의해 그가 예비한 동굴 무덤에 안식일 전에 안장한다

(마가복음 15장~)

성경에는 '요셉의 새 무덤' 정도로 기록돼 있다.

무덤 맞은편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있었을 뿐 열두 제자 누구도 예수 무덤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그 제자들은 토요일에 꼼짝하지도 않고 안식일을 지키고 있었다.

안식일이 지나고 막달라 마리아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가 무덤을 찾았다.

4 복음서에는 그들이 목격한 무덤 속 광경이 기록돼 있다.

마태복음에는 '천사가...' '누가복음에는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

복음 서중 가장 나중에 기록된 요한복음에는 텅 빈 무덤을 본 막달라 마리아가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에 달려가'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요한복음 20장 2절)

텅 빈 무덤만 있을 뿐이었다.

부활한 흔적은 없었다.

아직도 그리스도교 안에서 부활은 논쟁거리다.

'육신의 부활'이 아니라 '영혼의 부활'이라고...

예수가 제자들에 나타난 건 로마군을 피해 동굴에 숨어 있을 때

문을 잠가둔 방에 예수가 들어왔다.

예수의 첫마디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peace to you)' 요한복음 20장 19절

그 자리에 도마(토마스)는 없었다. 도마는 믿지 않았다.

내 안에도 늘 도마가 있었다.

예수는 믿지 못하는 도마에게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무조건 믿으라 한다.

나는 여기에 늘 갇혔다.

예수는 부활하여 갈릴리로 갔다.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 내 믿음은 여기 멈춰 있다.

믿음을 멈춘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나는 도마의 의심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늘 주장하는 것은 있다.

부부나 가족중 누구 한사람이 교회에 나간다면

'함께 하라'

믿음도 믿지 않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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