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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만복대 상고대 /바래봉 철쭉/바래봉 조망에 반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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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만복대 상고대 /바래봉 철쭉/바래봉 조망에 반하다.

無碍人 2021. 5. 5. 16:29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안개비 맑음 곱방친구 3(기수, 환춘, 병선)

 

대간과 정맥을 종주하며 물길과 산줄기를 나누며 확인한 지 15년여...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한 대간길은 서쪽을 향해가다 노고단을 지나 만복대에서 방향을 살짝 틀어 북쪽을

향한다.

정령치를 건너 고리봉에서 급하게 서쪽으로 고도를 낮춰 고기리, 덕치리, 노치마을까지

남한에서 유일한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를 이루며 물길을 나누고 수정봉에서 본격적으로 북진을

시작한다.

고리봉에서 대간길을 떠나보낸 산줄기가 대간길에 미련을 보이며 북쪽을 향해 따르는 지맥이 있으니

당당히 지맥이라 이름도 얻지 못한 세걸산 바래봉 능선이다.

대간 바래기 바래봉 능선은 대간길이 고남산을 지나 북진하는 지점에서 임천을 사이에 두고 

구인월 마을에서 맥을 다한다.

산이 물을 갈랐으니 당연 물길이 뒤를 따르니 대간길 반야봉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노고단과 종석대가

가둔 계곡으로 칠선계곡, 문수계곡과 함께 지리산 3대 계곡이라 불리는 심원계곡이다.

반야봉(1732m), 날라리봉(1432m), 노고단(1507m), 종석대(1356m) 등에서 발원한 물이 한데 모여

계곡의 물줄기를 이루며 50여 개의 담(潭)과 소(沼)가 달궁계곡으로 이어진다.

고리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튼 대간길은 고기리에서 좌측은 구룡천, 우측은 원전천으로 두부침식에 의한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를 이룬다.

구룡천은 섬진강으로 원전천은 임천을 지나 지리산을 돌아 돌아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어제 종일 맥우(脈雨)가 오락가락했는데 다행히 비는 그치고 성삼재 칼바람은 산꾼을 긴장케 한다.

간간히 상고대가 보이는 듯하더니 만복대를 지나 정령치를 향하는 능선에선 완전한 설국이다.

지난밤 서시천을 따라 불어온 골바람과 안개가 밤새 부지런하게 상고대를 빚었다.

다만, 기대하고 왔던 반야봉 노고단에서 발원한 심원계곡과 만복대(萬福臺 1433.4m)에서 발원한

서시천의 구례 평야를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정령치를 지나 고리봉 가는 길에 개령암지와 마애 불상 군을 만나러 300m의 발품을 팔았다.

구상나무 군락지를 지나 3분여 가면 만날 수 있다.

20여 m의 울퉁불퉁한 암릉에 크고 작은 불상 12개가 새겨져 있다.

안개로 시계(視界)도 안 좋고 안전펜스로 가까이 접근할 수는 없지만 어느 시절 어떤 이의 신실한 믿음이

여기까지 이르렀는지 그 간절한 소원은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고리봉에서 세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세걸산 남쪽 산 아래 달궁은 원삼국으로 일컫는 마한, 진한, 변한 그리고 백제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

달의 궁전이라는 신비한 이름을 가진 달궁은 마한 효 왕의 궁터이자 피란 도성으로

세걸산이 품고 있다.세동치를 지나면서 안개는 걷히고 간간히 조망을 보여 준다.

부운치에서 팔량치에 이르는 능선에서 본격적으로 바래봉 철쭉을 만난다.

양들이 가꾼 천상의 정원이다

여러 번 왔지만 올 때마다 그 화려함은 여전하다.

달리 꽃말이 "사랑의 즐거움" 이랴...

팔량치를 지나며 안개는 완전히 걷히고 웅장한 지리 주능선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천왕봉(天王峰1915m)에서 제석봉(1808m)을 지나 칠선봉(七仙峰1576m), 덕평봉(德坪峰1522m),

명선봉(明善峰1586m),토끼봉(1534m), 반야봉(般若峰1732m), 노고단(老姑壇1507m),

만복대(萬福臺1433m), 고리봉(1248m),세걸산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고 굽이치는 암봉이

뜻하고 넉넉하다.

고리봉 건너 수정봉(804m)에서 여원재로 고도를 낮추어 고남산(古南山846.8m)로 이어가던

야트막한 대간은 봉화산(926m)을 지나며 백운산(1279m), 영취산(1076m), 장안산(1237m),

남덕유산(1507m)으로 이어지는  고산준령이 한눈에 조망되는 곳이 바래봉이다.

천왕봉을 출발한 대간길을 출발선부터 지켜보다 고기리 곡중분수계를 돌아 올라 북진하는

대간 뒷모습을 백운산 지나 덕유산까지 바라보는 대간 바래기다.

아니면, 백두산을 출발한 백두대간이 한반도의 산과 산, 골과 골, 들과 들을 적시며

1625km를 쉼 없이 달려와 천왕봉 결승선에 이르는 마지막 모습을 마중하는 마중산이기도 하다.

오늘 바래봉 철쭉은 팔량치 능선까지 만개다.

바래봉 정상의 철쭉도 오늘쯤 만개할 수 있었는데 엊그제부터 내린 비로 냉해를 입은 듯 애처롭다.

바래봉 철쭉 축제 기간인데 코로나 19로 취소돼 예년 같으면 인산인해일 텐데 오늘은 한산하다.

성삼재를 출발한 지 20여 km 지점, 곱방(곱게미치자) 세 친구 대단한 체력에 감탄한다.

이제 60대 중반이 가까운 나이인데 몸들이 가볍다.

덕두산지나 구인월까지 남은 거리 5km...

쉬엄쉬엄 두릅과 데이트하며 구인월 마을에 선다.

5월 하루에

바람과 안개가 빚은 만복대 상고대

양들이 가꾼 바래봉 천상의 화원

신 만이 주관하는 지리산 주능선 조망

두 계절, 두 날(日)을 살았다.

그리고 또 하루 천국을 살았다.

 

※  함께 하고 사진을 제공해준 기수 환춘 병선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친님들이 함께해 내 삶도 천국입니다.

 

1. 산행코스

   성삼재-작은 고리봉-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팔 량치-바래봉-덕두산-구인월

   (10시간 35분, 25km)

 

2. 산행 경로

  03:35분-성삼재
            당동 고개
  03:50분-작은 고리봉
            묘봉치
  05:30분-만복대
  06:30분-정령치
            고리봉
  08:00분-세걸산
            세동치

  10:10분-부운치
  11:10분-팔랑치
             용산리 갈림 릴
  12:00분-바래봉
  13:30분-덕두봉
  14:10분-구인월 마을(경로당)

@. 교통편

    동서울-인월 시외버스

 

3. 산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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