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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 7코스/경기둘레길 6코스(성동사거리-프로방스마을-오금교-내포리임월교-반구정)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평화누리길(경기둘레길)

평화누리 7코스/경기둘레길 6코스(성동사거리-프로방스마을-오금교-내포리임월교-반구정)

無碍人 2022. 11. 23. 10:37

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맑음 나 홀로

 

허유세이(許由洗耳)

소부천우(巢父遷牛)

허유가 귀를 씻고 소부가 소를 옮겼다.

기원전 2155년 요순시대,

허유(許由)는 품행이 고상하고 재간과 지혜가 탁월하기로 소문났다.
요임금(堯帝)은 허유의 인품을 깊이 흠모하여 임금 자리를 그에게 물려주려 했다.

허유는 이를 거절하고 나쁜 얘기를 들었다며 영수의 물에 귀를 씻고 있었다.
그때 기산에 은거하던 소부(巢父)가 영수로 소에게 물을 먹이려 왔다.

그가 허유를 보고는 왜 귀를 씻고 있는지 물었다.
허유가 그 사연을 들려주자 소부는 오히려 허유를 나무랐다.

당신이 깨끗한 물에 귀를 씻어 더럽혔으니, 나의 소에 물을 먹일 수 없다.

그리고는 소를 상류로 데려가 물을 먹였다고 한다.

안 들어도 될 말을 듣고 허유가 귀를 씻고

그 귀 씻은 물을 소가 먹으면 안 되니 소를 옮겼다는 허유와 소부의 고사다.

나이가 들며 갈등이 줄어야 하는데 요즘 그 갈등 한가운데 있다.

직접 당사자는 아니 지만 친구들 갈등을 지켜보며 듣지 않아도 될 말을 듣는다.

내 눈, 내 귀를 씻어서 안 듣고 안 본 게 된다면 그러고 싶다.

자기주장이 강해 고집이 하늘을 찌르고 타협을 모른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리 비치는 게 아닌지 경계해야 할 일이다.

 

평화누리길 7코스는 경기 둘레길 6코스와 함께 간다.

성동사거리 프로방스 마을을 지나며 자유로와 함께 북진이다.

자유로 옆 농로와 자전거길이 혼재한 길을 걷는다.

다행히 평일이라 라이더들이 없어 걷기 편하다.

겨울 철새 기러기가  군무를 벌이다 빈 논에 가득 내려 않는다.

군무 때도 빈 논에서도 질서 정연함이 신기하다.

나름의 군율이 있는 듯하다.

자유로 건너는 임진강

그 강 건너는 민간인 통제 구역이긴 하지만 파주시 장단면 우리 땅이다.

교하 건너 북녘땅과는 들판의 곤포 사일리지(볏짚 뭉치)로 구분된다.

민간인 통제구역이라 쓰인 자유로 하단 통로 넘어 임진강이 궁금해 무심결에

몇 번 핸드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잠시 후 봉고차 한대와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앞길을 막는다.

그리 놀라진 않았다.

좀 전에 지나친 초병의 행동이 부산했다.

짐짓 놀란 척 무슨 일이냐는 표정에 자동차에서 내린 군인들이

"사진 찍으셨죠?" 한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니 삭제해 달란다.

해프닝이지만 든든하다.

문산천 건너기 전 갓길도 없는 도로로 누리길은 이어진다.

공사 중이다.

조심한다고 하며 길 양쪽을 선택하며 걷는다.

이런 길은 자동차와 마주 보며 걸어야 하는데 마주 보는 방향엔 아예 펜스다.

뒤를 자주 돌아보며 걷는다고 걷는데 순간 '퍽'하며

소형 승용차 한 대가 등에 멘 가방을 치고 내 뺀다.

사이드 미러가 접혔는데 뺑소니다.

핸드폰으로 찍는 시늉을 하며 서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주춤하더니 그대로다.

'ㅎㅎ 저 친구 며칠 발 뻗고 잠 못 잘 겨'

혼자 중얼거린다.

전구간 시멘트 도로에 불친절한 코스다.

 

1. 탐색경로

   성동사거리-프로방스-대동리-만우리-오금교-금승 산단-낙하 IC-내포리 쉼터-당동 근린공원-반구정

   (21km, 4시간 10분)

 

@. 교통편

     2200번 홍대입구-성동사거리

     반구정-문산역(택시 5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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