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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 손잡고 섬진강 봄물따라 매화 구경가다. 본문

이 또한 지나가리/방방곡곡 여행기

예쁜 여자 손잡고 섬진강 봄물따라 매화 구경가다.

無碍人 2016. 3. 23. 13:25

2016년 3월19일 토요일 맑음 울안회 동무랑


내겐 코 흘리게 부터 정서를  함께한  60년지기 몇이 있다.

그 몇몇중에 20여년전 부터 짝지와 함께 만나는 울안회 동무들이 특별하다.

이 동무들과 의기투합하여 섬진강 나들이에 나섰다.

1박2일 섬진강 탐매와 순천 송광사와 선암사 천년 불심길 트레킹이다.

오늘 첫째날 섬진강 탐매 여행이다.

梅花의 梅자는 木+人+母의 세글자가 합쳐서 만들어진 글자다.

즉 어머니와 같은 나무란 뜻으로 사람에게 큰 이로움을 주고 사랑을 받는 나무다.

매화는 조선의 선비들에겐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의 하나로 세한 삼우인 송죽매(松竹梅)로

조선 선비들의 문화이자 멋이였다.

매화는 벚꽃을 닮았으나 야단스럽지 않고,배꽃을 닮았으나 그리 청승 맞지도 않은 군자의 자태를 연상 시키는

격조가 있는 꽃이다.

그 조선의 선비중에 매화하면 단연 퇴계 이황이다.

평생 107수의 매화시를 남길 만큼 퇴계는 매화를 사랑했다.

퇴계는 "前身應是明月/幾生修道梅花"

"내 전생은 밝은 달이였지/몇생을 닦아야 매화가 될수 있을까?"

오즉하면 죽음에 이르러 "매화에 물 주거라"라는 하는 말을 마지막 말로 남겼을까?

에릭프롬은 "사랑 하는데 물을 주지 않는것은 사랑이 아니라 했다."

물을 주는것,길러내는것, 그건 사랑 이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게 최대의 관심사 였던 내고향 장수는 그런점에 매화하곤 인연이 없다.

섬진강 발원지 이면서 섬진강 매화하곤 거리가 멀었다.

매화에게 물을 줄 만큼 여유롭지도 넉넉하지도 못했다.

그만큼 우리 민초들에겐 매화란 양반님네들 붓끝에 호사를 누리는 그런 꽃이였다.

그 고귀한 꽃이 이제는 이땅의 모든 민초들이 봄이면 사랑 하는 꽃이 됐다.

섬진강 매화는 지금 매화 마을로 유명한 홍쌍리 여사의 청매실 농원이 그 시초란다.

홍쌍리여사 시부인 김오천 선생이 1931년 일본에서 광부로 일하여 번돈으로 밤나무 묘목과 함께 들여온 매화나무

묘목 5000주로 부터 시작 된 것이라 한다.

한사람의 선각자가 지금은 연인원 100만명의 관광객을 동원하고, 이나라 매실 생산의 80%의 농가가 섬짐강 100리길에서

농사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니,어떤 위대한 정치가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섬진강에 사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많은 섬진강 시중에 여러편의 매화시를 남겼다.


나 찾다가
텃밭에
흙 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김용택"봄날"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에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에서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김용택"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 이 시어가 사랑스럽다.

시인 복효근은 섬진강 매화를 "어머,산이 하나 피었네!"라고 노래 했다.

구례를 지나 남도 대교부터 이순신 대교까지 50리길엔 매화가 지천이다.

광양시 다압면은 길이가 22km로 우리 나라 면중 가장 긴 면이다.

아마 칠레와 비슷하게 섬진강 따라 늘어진 면이 다압면으로 이 50리길엔 매화와 밤 농사 외에는 딱히 다른 소출이 없다.

1년중 딱 이번주 부터 시작되는 매화 축제 기간 열흘이 다압면 최고의 주간이다.

그러다 보니 축제장인 청매실 농원 앞은 전국에서 모여든 각설이와 민속주점 상인들이 판을 친다.

전국적으로 음식의 평준화 맛의 표준화가 이루어졌다.

가까스로 토속적일것 같은 음식 두어개를 찾아 보았으나 섬진강 특산품 참게 매운탕은 아예 하지도 않고

벚굴과 재첩국이 겨우 명색을 유지 하며 현란한 전국 표준 음식 앞에 명함을 내민다.

오늘 점심은 섬진강 벚굴에 재첩국이다.

벚굴은 섬진강 깊은 물속에 벚꽃처럼 피어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친구와 함깨 먹어 벗굴이라 하기도 한다.

그맛은 바다 굴과 비슷하나 짠맛이 거의 없다.

이곳 재첩국이 가장 맛나다는데,음식점 주인이 이 곳 출신이 아닌 듯 토속적이지도 않다.

서비스로 주는 비빕밥 김칫국이 차라리 났다.

섬진강 재첩은 그 맛도 일품이고 남자들 스태미너 음식으로 그 이름도 이를 먹으면 첩을 다시 둔다하여 재첩이라 한다는데

어째 오늘 재첩국은 재첩이 아니라 파첩(破妾)이다.

지천이 매화인데 요란하지도 현란 하지도 그렇다고 배꽃 처럼 청승 스럽지도 않은 매화길 30리를 이순신 대교 건너

하동역까지 날 듯이 걸어 순천행 무궁화호에 오른다.

기분 좋은 피로가 행복으로 다가선다.

'사는게 무어냐?'고 묻는다면 '이게 사는거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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