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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1년 9월 11일 토요일 맑음 병선, 복순 오늘 특별한 날이다. 시유가 우리에게 온 지 7년 만에 새로운 식구가 는다. 태명 단풍 이름 우주 내게 두 번째 손주다. 요즘 자연 분만이 없으니 병원에서 정한 시간에 태어나겠지만 흥분과 긴장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춰버린 시절 하물며 산모에게는 더 말할 나이 없다. 아무도 저희 부부 외에는 병원에 가지도 못하는 상황 아침에 며늘아기에게 전화하고 문자로 격려하고.. 팔영산행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이동 간에 우주의 탄생 소식을 문자로 받는다. 10시 54분 3.37kg 건강한 사내 아이다. 우주 한자는 생략하고 순 한글 이름이란다. 마음 같아선 항렬을 따져 짓고 싶은데 저희 부모가 그리 하고 싶단다. "우주처럼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에 이로운 ..
2021년 9월 5일 일요일 흐림 친구 석기, 기수랑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의 "가을"이다. 40일 넘게 기승을 부리던 열대야는 가을비 몇 번에 맥을 못 추고 오늘 새벽 백무동은 긴팔 긴바지도 모자라 손이 곱아 보온 장갑이 그립다. 지난해 5월 이후 8번째 지리산행이다. 지난해 코로나로 비대면이 시작되며 시작한 지리산 뒤지기는 오늘 한신을 통해 남부 능선에 들며 그 끝에 선다. 첫 번째로 중산리 천왕봉 한신계곡 탐방을 시작으로 지리 주능선, 지능선과 계곡을 완주했다. 시작의 끝이 한신이었는데 또 그 끝의 시..
2021년 8월 21일 토요일 비 친구 배 법이랑 "세상에 떠도는 위로의 말들을 믿지 마라. 그건 가진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을 달래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네가 힘들어할 때, 너의 가깝거나 먼 친구나 경쟁자들이 네 앞에 불경기라고 엄살을 떨 때, 경계하라. 그는 위로를 핑계로 너의 의지를 꺾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경기란 없다. 네가 좀 더 현명하거나, 네가 좀더 열정을 보인다면" 유대인 격언에 나오는 말이다 '불경기란 없다' 그런데 거리 두기 4단계에선 이런 격언도 소용이 없다. 다들 힘들다. 그러나 새로 시도한 방법에 희망은 보인다. 어둠 속에 가늘게 비추는 불빛이 정말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해 본다. 누군가는 명예를 위해 열심히 달린다. 또 누군가는 부를 축적하기 위해 아직도 달리..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천사랑 선선한 날씨 설악산 천불동계곡 계류 미가 보고 싶어 토요 무박 산행을 신청했는데 폭우로 등산로 폐쇄 천사랑 관악산 무박 야등에 오른다. 코로나19로 도심은 예전 같지 않다. 하긴, 불 밝히고 호황을 누리던 쇼핑센타는 외국인 발길이 끊긴 지 오래고 유흥업소는 개점 휴업, 폐업에 단축 영업 중이다. 말복이 막 지난 시점인데도 산에 오르니 반팔 반바지로는 춥다. 600m급 관악산 날씨를 얕봤다 난데없는 추위로 오돌오돌 떨었다.
2021년 7월 27일 화요일 맑음 천사랑 섬 생활 2일 차 눈치 빠른 내가 이곳 생리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론 충분하다. 일출 전 살그머니 펜션을 나와 시골길을 걸어 삼각산에 오른다. 접경지에선 일몰 후에서 일출 전까지 바닷가, 산은 출입 금지다. 그러나 도로나 농로를 걷는 거야.. 새벽 4시 농로와 간선도로 따라 삼각산 입구에 이르고 여명이 밝아지는 시점에 산에 오른다. 이미 어제 한번 오른 산이지만 오늘은 숙소인 G펜션에서 서내동으로 도보 이동한다. 삼각산엔 염소들이 산다. 흰색과 검은색 갈색 염소 가족이 산에 오르는 나를 반긴다. 처음엔 멀뚱멀뚱 날 쳐다보더니 이내 우두머리 신호로 사방으로 흩어진다. 갈색 염소가 혹 고라니 아닌가 싶어 펜션 사장님께 물었더니 이 섬에 고라니는 없단다. 백색 염소와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