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 (817)
지나리 부부 산방
2023년 6월 17일 폭염 토요일 나 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 중 최고로 치는 작품이다. 출간 후 3개월 만에 도스토옙스키가 사망해 유작이기도 하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는 방탕한 호색한이자 무책임한 가장이다. 그는 두 번의 결혼으로 세명의 아들을 얻었으나 단 한 명도 양육하지 않았다. 그의 세 아들은 뿔뿔이 흩어져 성장한 후 아버지를 찾아온다. 이 작품의 표면적 이야기는 카라마조프 가문의 불행하고 비극적인 연대기이다. 이 범속한 가정사의 이면에는 인간 영혼의 무한한 다양성과 존재론적 의문, 인간의 욕망과 도덕률의 충돌,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 자유의 양면성, 인간의 존재론적 문제, 철학적 통찰이 들어있다. 배경은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에서 몰락해 가..
2023년 6월 4일 일요일 맑음 모환춘,강석기,배병선,최복순,최귀자 행운이 내게 미소 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성 시인 랜턴 윌슨 스미스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시 4 연중 3 연이다. 내 블로그(티 스토리) 제목의 원천이기도 하다. (블로그명 '지나리 부부 산방'은 이 또한 지나가리에서...) 젊은 날 힘든 시기에 있었을 땐 1연과 2연을 음미하며 견뎠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가정을 꾸리고 제 갈길 잘 가고 있는 지금 이젠 3연과 4연이 나를 경계하게 한다. 이 평화도.. 이 행복도 다 지나가는 것 때론 별거 아닌 일로 얼굴 붉히고 포용은 없고 주장만..
2023년 6월 3일 토요일 맑음 모환춘,강석기,배병선,최복순,최귀자 해파랑 가는 날이다. 심야 버스 타고 5시간씩 해파랑길 시작은 험난했다. 수면 부족으로 여행길이 고행길이다 싶어 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봤다. 이 또한 피곤하고 뭔가 1% 부족한... 아직 체력으론 산악회 일행과 보조를 맞춰 가는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체력 단련도 아니고 5시간 전후로 출발... 앞만 보고 간다. 무얼 보러 왔는지? 무얼 느끼고 무얼 생각하는지 도무지 여유가 없다. 맛집 들러 맛난 것 먹고, 카페에서 차 한잔 앞에 놓고 망중한은 꿈도 못 꾼다. 이건 아니다 싶어 1박 2일 게스트 하우스 예약하고 ktx 타고 간다. 대구 친구 철인 석기가 승용차로 울산역 픽업하여 여유롭게 진하해변이다. 옆자리 운전하는 석기 친구 고마워 ..
2023년 4월 22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2(환춘/병선)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 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전쟁과 평화" "부활" 등 톨스토이 작품은 학창 시절 책에 푹 빠져 있을 때 두어 번씩 읽었지만 안나 카레니나는 읽은 기억이 없다. 책 살 돈이 없던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구해 읽던 게 책과 접하는 유일한 길이였다. 전쟁과 평화, 부활은 도서관 목록에 있었으나 연애 소설인 안나 카레니나는 없었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소설의 앞부분이 익숙한 것으로 봐 읽다가 그만둔... 그도 그럴 것이 분량이 번역본으로 1530쪽이나 되는 대작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2013년 영국에서 제작한 영화를 먼저 봤다. 그러나 1500쪽..
2023년 4월 1일 토요일 맑음 곱방4명 환춘, 병선, 복순 지난 2주 동안 내 머릿속은 온통 "콤프라치코스"로 가득 찼다. 생소한 단어지만 그 강렬함이 꿈속에 나타날 정도였다. 빅토르 위고의 장편 "웃는 남자"에 빠져 살았다. 콤프라치코스(Comprachicos) 위고가 만들어낸 소설 속 범죄 조직인지 분명하진 않지만, 빅토르 위고가 처음 사용한 아이들을 납치해 인위적으로 기형을 만든 뒤 팔아넘기는 악질 범죄 조직 이름이다. 스페인어로 '아이와 사다'는 단어를 함성해 만든 "아이들을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웃는 남자"는 그윈플렌이라는 위대한 영웅 이야기다. 권력다툼에서 몰락한 귀족출신 그윈플렌은 아이 때 콤프라치코스에 팔려 늘 웃는 모습의 기형으로 성장하여 신분을 회복하지만 다 부질없다는 내용이다..
2023년 3월 11일 토요일 맑음 김정광,강석기,장기수,모환춘,배병선 3월이면... 남으로 향하는 마음 주체가 안된다. 그때 3월의 섬진강을 본 뒤부터다. 예순줄에 접어들며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엄니는 그게 나이 탓이라 했다. 엄니가 그랬다. "사람이 한 번 나면 아이는 두 번 되고 어른은 한번 된다" 어른은 아직인데 아이 될까 두렵다. 엄니가 아이 타던 유모차에 손 짚고 걷게 될걸 알기나 했겠냐? 이제 내가 엄니만큼 살고 보니 잘난 놈도 못난 놈도 없고 잘 배우나 못 배우나 다른 게 없더라 연속극보고 눈물 찔끔거리는데 사람 살고 지난 자리 손쓰고 마음 내기 나름이지 많이 배우고 돈 많은 게 상관없더라 거둬 가며 산 사람은 지난 자리도 따뜻하고 모질게 거둬들이며 산 사람 죽고 없어도 까시가 돋는 거 ..
2023년 1월 30일 월요일 맑음 아그들방11명(양옥선,백옥례,천복순,배정효,정주영,박석동,김점임,모환춘,이미선,조래옥,최귀자) 최고의 성공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누리는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은 하고 산다. 성공이 부자가 되고 명예를 얻는 거라면 자신 없다. 부자도 아니고 크게 이름을 얻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하고 싶은 건 하고 산다. 하고 싶은 운동 원 없이 하고 있다. 서점 주인이 꿈이었던 유년 그 꿈은 못 이뤘지만 1주일 책 한 권은 읽는다.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간다. 대간 정맥 홀산 완주 후에도 코리아 둘레길..... 멈출 순 없다. 걷기 본능은 보라카이에서도... 일출 맞이를 위해 기상 즉시 디몰(화이트비치) 반대편 해변 블라복 비치에 섰다. 날씨 탓에 일출..
2023년 1월 29일~1월 30일 일요일 월요일 맑음 아그들방 11명(양옥선, 백옥례, 천복순, 배정효, 정주영, 박석동, 김점임, 모 환춘, 이미선, 조래옥, 최귀자) "친절! 당신이 어떻게 생겼든 당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내가 만난 모든 보라카이 사람들에게 드리고 싶다. 호텔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직업이니까 당연하다 하지만 누구를 만나도 보내 주는 따듯한 미소 거리에서 영업 중인 오토바이 기사 모습은 우락부락 거칠 것 같지만 무엇을 물어도 가던 길 멈추고 친절하게... 열심히 호객 중인 직원도 길을 묻자 본분은 접어두고 친절하다. 참 따뜻한 사람들이다. 보라카이 비치는 흔히 호주 골드코스트, 미국 풀로리다 팜비치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치로 꼽히는 세계 4대 ..
2023년 1월 28일 토요일 흐리고 비 아그들방11명(양옥선,백옥례,천복순,배정효,정주영,박석동,김점임,모환춘,이미선,조래옥,최귀자) 작다고 피다 만 꽃 없고 크다고 사철 피는 꽃 없다. 꽃이 예쁜 것 제 각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3년 만의 일이다. 자유롭게 비행기를 탄다는 게... 제각각이 다른 11명의 친구들 아침 비행기라 모두 나름의 부지런을 떤다. 성남서.. 의정부서... 안산서 서울서... 인천서 버스 타고 전철 타고 택시 타고 모이는데도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다. 어찌어찌 간신히 탑승장까지 아침밥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출발 시간 직전 탑승구 앞에 섰는데 마지막 난제 짐 속에 핸드폰 배터리가... ㅎㅎ 그도 어찌어찌 3박 4일 재미나겠다. 4시간 30분 비행 시차로 한 시간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