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 또한 지나가리 (817)
지나리 부부 산방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흐리고 비 나 홀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 논쟁을 바라보는 내 생각은 분노다. 이 땅의 이념 논쟁은 왜 보수정권이 들어설 때면 반복되는지 답답하다. 정통성 없는 이승만 정권의 후예들이 벌이는 이념 논쟁에 신물이 난다. 아예 삼국시대 계백과 김유신을 소환해 네 편 내 편 나눌 판이다.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서 따왔다. 조선의 고종은 1897년 10월 조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꾼다. 500년간 사용한 국호가 중국에 사대를 하던 기자조선(箕子朝鮮)에서 나왔고 주권을 가진 자주 독립국의 이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충분히 이해가 된다. 대한(大韓)의 한(韓)은 삼국시대 이전에 한반도에 자리 잡았던 마한, 진한, 변한 삼한(三韓)에서 나왔다..
2023년 9월 25일 월요일 맑음 나 홀로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서 살아서 꿈틀 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 조정래 태백산맥 4부 10권 36장 중에서 - 태백산맥 10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 나이 되도록 난 근 현대사에 이렇게 무식했나 싶다. 잘못 끼워진 첫 출발이 민족 비극의 시작이였다. 우리 자력으로 얻지 못한 광복 타의에 의한 해방이 또 다른 비극의 출발점이었다. 지도 위에 저들 맘대로 38선을 긋고, 미. 소는 그렇게 한..
2023년 9월 3일 일요일 맑음 구름다소아그들방 17명 이기적이지만... 늦잠 자긴 고역이고 함께 술 마시긴 지옥이다. 새벽바람 상쾌하게 강릉 중앙시장, 월화거리 휘휘 돌아 해파랑길 38코스, 39코스를 간다. 천사랑 둘이서... 함께 하면 언제나 설렌다. 천생연분이 이런 거라고.. 강릉은 고려 때 하서랑, 하슬러라 부르다가 신라 때 명주, 고려 충렬왕부터 강릉이라 불렸다. 지금의 강원은 강릉과 원주를 뜻한다. 전라는 전주와 나주, 충청은 충주와 청주, 경상은 경주와 상주,..... 강릉 중앙시장은 먹거리 천국이다. 특히 동해바다 싱싱한 회가... 그런데 먹성 짧은 내게는 그림의 떡 월화거리는 강릉역에서 부흥마을까지 철도가 있던 자리에 만들어진 거리다. 거리를 따라 카페, 선물가게 등이 밀집해 있고, ..
2023년 7월 2일 토요일 맑음 아그들방 17명 아그들방 17명 소중한 내 친구들 유년의 한때를 함께 했던 소꿉친구다. 각자 삶의 터전을 찾아 외지를 유랑하다 쉰 넘어 만나, 십수 년째다. 처음 만났을 땐 다들 팔팔했는데.. 그래 산으로.. 강으로.. 다니는데 거침이 없었다. 이제 법적인 노인의 반열에 든 친구들 눈에 띄게 움직임이 둔하다. 산행은 벌써 마음에서 지웠고 여행에 제한 조건이 많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출발부터 경로우대? 이게 뭔 말인고 그게 가능하단다. 기차도 할인받고(실제로는 안됨) 관광지 입장료도 무료고... 우리가 벌써... 강릉 삼척 바다 열차 경로우대받아 30% 할인표 구해 출발이다. 청량리 출발부터 김 셈 기분이 최고다. 언제나 유쾌한 친구 주영 친구와 호흡이 척척이..
2023년 8월 20일 일요일 소나기 곱방친구4(강석기-모 환춘-배병선-최복순) 친구 배법이 지난밤 세탁기 돌려 말려준 양말을 갈아 신고 나선다. 땀에 절었던 어제 입은 트레킹복도 깔끔하게 세탁해 줬다. 배낭도 마음도 상쾌하다. 친구의 섬세함에 또 한 번 놀란다. 아무리 오래 만난 친구라도 내가 안다고 하는 게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깊이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가지고 평가하고 재단할 일이 아니다. 친구 덕분에 발걸음이 가볍다. 봉길 터널이 지나는 월성 원전 지역은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라 도보 이동이 불가능하다. 6km를 자동차로 이동한다. 문무대왕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직이 드리운 해무에 쌓인 바다를 본다. 신라 문무왕의 수증릉이 있는 암초가 바다의 슬픔을 아는지 우울하다. 후쿠시마 원전..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소나기 곱방친구4(배병선 강석기 모 환춘 최복순)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민주주의 운동가,인권운동가,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윤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다. 해방되고 77년 분단 77년의 경축사가 대결 일변도로 후퇴했다. 1945년 일본 패망으로 우리는 독립했지만 미군정 3년으로 우리는 이념의 함정에 빠져 청산해야 할 일제 36년을 청산 못하고 불행한 분단의 굴레를 뒤집어썼다. 주변 강대국 눈치를 보며 줄타기하는 신세다. 보수정권이 등장하며 노골적인 친미, 친일로 갈등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때 해방공간, 분단의 원인과 이데올리기 갈등을 처절하게 기록한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윌라 오 디어북으로 읽고 있다. 총 10권 중 5권 진행..
2023년 7월 23일 일요일 곱방4(석기, 환춘, 병선, 복순) 맑음 프랑스 영화 "아무르"는 첫 화면에 소방관들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듯하게 누워 있는 주검을 보여준다. 극장의 관중석이 보여지고있다 노부부(안느와 조르쥬)도 보인다. 제자의 연주회에서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연주되고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 장면이 보인다. 그런데 집을 비운사이 도둑이 들었다. 안느가 말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무서워서 죽을지 몰라" 안느는 몰랐다.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도둑보다 무섭고 더 끔찍한 것이 그들의 삶에 끼어들고 있다는 것을.... 영화 아무르(Amour)는 하나뿐인 딸을 출가시키고 자신들이 키워낸 제자의 연주회를 보러 다니는 등 적적하긴 해도 행복하고 여..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곱방친구4(석기, 환춘, 병선, 복순) 맑음 아침은 다슬기 닭백숙이다. 철인 석기 친구가 직접 잡은 다슬기와 닭백숙으로 끓여온 보양탕이다. 텁텁하고 시원한 국물이 빈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염포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대교와 대교아래 선박들은 잔망스럽지가 않다. 울산항이 자동차 수출 전진기지라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많은 탓이리라.. 포구의 아침은 한적하다. 조업을 준비하고 영업준비를 하는 상인들만이 아침을 여느라 부산하다. 고래고기 간판이 있는 식당 문이 열려 환호하며 다가갔지만 주인인듯한 이모 나들이 간다고 오늘 장사 안한단다. 방어진포구 고래육회 막초 한잔은 그냥 기대였다. 거문고 소리가 나 슬도(瑟島)라 슬도명파(瑟島鳴派) 방어진 ..
2023년 7월 8일 토요일 맑음 환춘 병선 돈키호테(Quixote) 미켈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과 1615년 2부작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전편은 1605년 재치 있는 이달고 라만차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후편은 라만차의 재치 있는기사 돈키호테(Segunda parte del ingenioso cavallero Don Quixote de la Mancha)로 전편 발행10년후 1615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기사도 이야기에 심취한 스페인 라만차 마을의 이달고 가문의 중년 사내 알론소 카사노는 기사도 이야기에 푹 빠져 살았다. 어느 날 스스로 편력 기사 돈키호테라 칭하고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비극적이고 황당한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다..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 4(환춘, 병선, 복순, 석기)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 시인 Robert Frost의 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의 4 연중 마지막 연이다. 나이 60, 중반을 넘어 70을 바라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