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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1년 6월 13일 일요일 맑음 곱방친구4(석기, 기수, 환춘, 병선) 요맘때면 이 땅에 가장 힘든 삶이 있었다. 보릿고개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이 떨어지고 아직 보리는 미쳐 여물지 않은 5~6월이 식량 사정이 가장 나빴다. 이땅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유사 이래 계속 반복되는 슬픈 굶주림이다. 국토의 70%가 산지인 데다 교통이 불편해 물류 이동이 제한돼 가뭄, 홍수, 해충의 피해가 심한 흉년이면 그 정도가 심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전쟁을 거치는 기간엔 굶주려 부황이 나거나 죽는 이 가 많았다. 전후 세대인 우리는 그 보릿고개 마지막 세대다.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 가슴에 이름표 보다 무명 손수건을 먼저 달았다. 코 찔찔이들의 콧 수건이었다. 우리에 겐 손수건이라는 원래 이름보다 콧 수건..
2021년 6월 6일 일요일 맑음 천사랑 펜데믹 이후 병원 갈 일이 없다. 연중행사로 환절기 한 번씩 가던 이비인후과도 간 적이 없다. 마스크 위력을 실감 하고 있다. 2년에 한번씩 받는 건강 검진이 나이 들면서 은근한 스트레스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검진받으라는 건강보험관리 공단 문자가 압박이 된다. 매도 먼저 맞는 성격이라 일지감치 받기로 했다. 일단 치과부터 갔다. 특별한 이상 없다는 소견에 스케일링만 받고 왔다. 기본검사에 몇가지 더해 위,대장 내시경 까지... 검사 결과를 통보받는 날 대장에 선종이 2개있어 제거... 위는 깨끗하고.. 고질적이던 역류성 식도염도 말끔 하단다. 폐,심장 기능도 정상 청력,시력 정상 체질량지수 15.8% 복부지방율 0.8% 근육량, 골격근량, 무기질, 체수분, ..
2021년 5월 29일 토요일 맑음 천사랑 멍~ 불(火) 멍 물(水) 멍 산(山) 멍 길(道) 멍 비(雨) 멍 꽃(花) 멍 멍 때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게 평화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멍 하게 수원 화성 그리고 수원 통닭
2021년 5월 23일 일요일 날씨 맑음 병선 환춘 남설악 탐방 지원센터 새벽 3시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산악회 차량이 수시로 정차하며 산님을 쏟아 낸다. 수백 명쯤 되는 산님들이 굳게 닫힌 철문 앞으로 모여들고 마라톤 선수들이 출발 선에 선 것처럼 모두 비장하게 철문이 열리길 기다린다. 9년 만의 공룡능선 산행이다. 2012년 9월 26일 백두대간 종주산행 중 다녀가고 오늘 다시 공룡을 만나러 왔다. 철문이 열리고 가파른 설악의 오름에 하나 둘 이마에 불 밝히고 산님들 거친 숨소리와 스틱 부딪히는 소리가 설악의 적막을 깬다. 천성이 무리 중 산행을 못하는 성질이라 앞으로 치고 나갈 수밖에 없다. 산님 무리 중에 섞이면 산님들 엉덩이만 보고 올라야 하니 더디고 힘들다. 출발 시간이 같으니 초반 무리수를 ..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안개비 맑음 곱방친구 3(기수, 환춘, 병선) 대간과 정맥을 종주하며 물길과 산줄기를 나누며 확인한 지 15년여...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한 대간길은 서쪽을 향해가다 노고단을 지나 만복대에서 방향을 살짝 틀어 북쪽을 향한다. 정령치를 건너 고리봉에서 급하게 서쪽으로 고도를 낮춰 고기리, 덕치리, 노치마을까지 남한에서 유일한 곡중분수계(谷中分水界)를 이루며 물길을 나누고 수정봉에서 본격적으로 북진을 시작한다. 고리봉에서 대간길을 떠나보낸 산줄기가 대간길에 미련을 보이며 북쪽을 향해 따르는 지맥이 있으니 당당히 지맥이라 이름도 얻지 못한 세걸산 바래봉 능선이다. 대간 바래기 바래봉 능선은 대간길이 고남산을 지나 북진하는 지점에서 임천을 사이에 두고 구인월 마을에서 맥을 다한다. ..
2021년 4월 11일 일요일 청명 곱방 친구 4 지리산 둘레길 4,5코스(금계-동강-수철 23km) 풍경은 아름답지만 슬프고 잔인한 구간이다. 혼돈의 시기 인간의 무도하고 잔인함이 어디까지 인지 보여주는 현장 정부 수립이 끝나고 철학 부재의 이승만 정권은 제주 4.3 과 여수순천 사건을 해결하면서 친일파를 대거 기용, 스스로 정통성 없는 권력을 만들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친일파에겐 불리한 입지를 뒤집는데 좌/우 대결 만큼 좋은 소재는 없었다. 제주 4.3과 여순사건에서 숙정대상이 된 군인과 노동자 농민들은 빨치산이 되어 지리산으로 갔다. 1948년부터 마지막 망실 공비 정순덕이 체포된 1963년까지 15년간 지리산은 해방구였다. 낮엔 대한민국 태극기가 펄럭이고, 밤이면 인민공화국 인공기가 휘날리는....
2021년 3월 6일 토요일 청명 포근 곱방친구 4 중산층의 사전적 의미는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 되는 사회 집단을 말한다. 그런데 2021년 우리나라 중산층은 월 수입이 500만원 이상 대출 없는 30평이상 아파트가 있다. 중형급 승용차를 보유 예금이 1억원 이상 1년에 1회이상 해외여행을 한다. 한 번도 중산층이었던 적이 없다. 모든 게 돈으로 계산된다.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은 외국어를 하나쯤은 한다. 직접 하는 스포츠가 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다. 남들과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할 줄 안다. 사회적 공분에 의연히 참여한다.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한다. 다분히 감성적이지만 이상적이다. 코로나로 중산층이 무너졌다고 연일 언론에서 떠들어 된다. 오로지 경제적 이유만으로 분석하고..
2020년 2월13일 토요일 맑고 포근 종찬 친구랑 바람이 좋고 상쾌한 날 나가 놀지 않음은 하늘의 때를 거스르는 일이요, 깨끗이 닦은 창을 내다보며 책을 읽지 않음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함이며, 친구가 먼데서 찾아 왔는데 술을 마시지 않음은 우정을 해치는 일이다. 모처럼 우석 종찬과 관악에 오르자 했는데 우석 친구 감기 몸살 증상으로 종찬 친구와 관악에 올랐다. 고등학교 졸업후 40년 만의 동행인데 여전한 체력에 감사하다.
2021년 2월 4일 목요일 맑음 석기 병선이랑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 보니 걸어온 길 모르듯 갈 길도 알 수가 없다. 살아오며 삶을 사랑했을까? 지금도 삶을 사랑하고 있을까?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번듯한 명함 하나 없는 노년이 되었나 보다. 이제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내 노년이 맞이 할 겨울 앞에 당당해 보자" 설산이 보고 싶어 평일 지리산행 반더룽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지리산 겨울 산행은 제약이 많다. 지리산은 동절기에는 입산이 제한된다. 유일하게 정상부인 천왕봉(1915m)에 오르는 길 중 백무동-장터목-천왕봉-로터리대피소-중산리 코스만 개방한다. 장터목이나 로터리산장 대피소를 13시에 통과하는 산님만 정상 출입이 가능하다. ..
2021년 1월 17일 일요일 맑음 병선 환춘 기수 예전엔 밤 눈 내리는 소리가 좋았다. 뒤뜰에 사박사박 눈 내리면 대나무 숲에 딱 딱... 지금은 눈 밟는 소리가 좋다. 사각사각 소리하는 친구 뒤에 봄이 있다. 팬데믹... 모든 게 멈췄다. 조심스럽게 친구 둘과 고향 쪽 눈 산행에 나섰다. 운동하는 친구라 몸이 근질근질 방역 규칙 잘 지키며 오래 기다려 곤돌라 타고 설천봉-향적봉-백련사-구천동 고향 친구 기수 만나 눈길을 걷는다. 사각사각 꿈엔들 현실엔들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어느 피부과에 팔순의 할머니가 피부 관리를 받으러 오셨다. 피부과 의사 "1회 관리에 30만원, 10회 선납하시면 150만 원입니다" 할머니 10회 선납하시며 "난 5회 정도면 될 거야" 피부과 의사 "왜 그러지요?" 할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