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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0년 9월 6일 일요일 흐림 선선한 날씨 천사랑 일상(日常)이 이상(異常)한 날이 됐고 이상(異常)했던 날이 일상(日常)이 됐다. 특별하지 않았던 날들 가고 싶으면 가고, 만나고 싶으면 만났던 사람들 그 일상이 이처럼 간절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집 밖을 나가는 순간부터 마스크 쓰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과는 내외(內外)를 하고 부모를 찾아뵙고, 형제, 자매, 친구를 만나는 것도 할 수 없는 이상한 날의 연속이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울리는 '중대본' 안전 문자 '불필요한 외출 모임은 연기나 취소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 2m 거리두기 밀집. 밀폐. 밀접 장소 가지 않기...' 이게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언제쯤 '중대본 '안전문자 안 받고 사는 날이 오려는지.. 그 일상이 그립다. 수도권 강화 조치 ..
2020년 8월 23일 일요일 구름 다소 절친(병선, 환춘, 석기) 펜데믹(pandemic), 언텍트(untact) 시대다. 대유행, 비대면 수도권에 연일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주말에 출발하는 산악회 모든 산행일정이 취소됐다. 중산리행 주말 노선버스도 매진까지 갔다가 6명 탑승 확실한 untact가 가능해졌다. 중산리 아침 이렇게 조용한 적이 있었나 싶다. 10여 명이 산행 시작이다. 사람 만날 일도 사람과 교행 할 일도 없다. 서울서 출발한 병선 환춘과 대구서 합류한 석기 친구랑 익숙한 어둠에 몸을 맡긴다. 방문 밖 상제가 아까부터 장작을 팬다고 뚝딱 거리고 있다. 오후 3시경이나 되었을 까? 상제가 호랑이를 보고 소리친다. "와 크다. 송아지만 하다."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어 ..
2020년 8월 8일 토요일 친구(병선, 환춘, 복순) 비 한라산 번개팅 팬데믹으로 항공 산업이 최대위기다. 각국은 출입국 제한 등 여행 규제로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여행 및 항공산업은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 그러다 보니 제주행 탑승권이 1만 원대까지 내려갔다. 우리 "곱게 미치자" 팀은 급 번개로 한라산 당일치기 등산에 나선다. 목요일 결정 토요일 결행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 금요일 이후 한라산은 긴 장마로 전면 통제다. 며칠 괜찮다 싶었는데,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 가면서부터다. 그러나 던져진 주사위 .. 결행이다 출발 .. 김포는 비가 그치고 햇살까지 구름 사이로 찬란하다. 제주 공항도 엷은 구름이 낮게 드리웠어도 비는 없다. 다시 입산 여부를 타진해보니 성판악, 관음..
2020년 8월 2일 일요일 구름 많음 나 홀로 설악산과 지리산을 왔다 갔다 하는 산행을 하고 있다. 수없이 많이 들락 거렸는데 아직도 안 가본 능선, 계곡이 있어 찾아서 간다. 장마철이라 날씨 따라 설악산으로 지리산으로...(친구 병선,환춘이랑) 주초 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예보 따라 지리산행 버스와 탐방로를 예약했다. 그런데 금요일 오전까지 내린 비로 탐방로 정비가 안돼 지리산 모든 지역이 입산 통제다. 2일이나 남았으니 기다리자는 의견과 연기 하자는 의견으로 나뉜다. 바로 버스표 반납하고 탐방로 예약을 취소한다. 펜데믹(pendemic) 이전과 펜데믹 이후가 달라졌다. 펜데믹 시대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설득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시대다. 거리두기 차원에서 서로의 작은 의견도 ..
2020년 7월 18일 토요일 맑음 병선&환춘 笑觀山色山亦笑 (소관산색산역소) 泣聽水聲水亦泣 (읍청수성수역읍) 웃으며 산을 보면 산도 웃고 울면서 물소리 들으면 물도 운다 -농암(聾巖) 유의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생각을 바꾸면 된다.
2020년 7월 12일 일요일 맑음 친구 배 법이랑 "맨날 가는 산행 하필 오늘..." 친구로부터 받은 전화다. 단체 모임을 주선 하진 않던 친구가 모처럼 '모여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다고? 그런데 선약이 있다. 사정을 말하고 난감해하는데... 많이 섭섭해하는 이 느낌, 나 역시 많이 불편하다. 산행 약속 골프 약속처럼 파기하면 안 되는 불문율이 산꾼에게도 있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운동이라 하늘이 말리지 않는 한 약속을 지키려 한다. 특히 계곡 산행은 비가 많이 와 물이 많으면 위험하고 물이 없어도 재미가 없다. 적당한 비와 잘 맞는 시간 대간, 정맥 종주 10년중 8년을 혼산(홀산)으로 했다. 그 10년 중에 가끔 나를 응원해주고 마지막 2년, 낙동을 함께한 친구와 약속이..
2020년 6월 27일 토요일 구름 많음 천사/배병선/최복순 예전 같으면 설악산 무박산행이라 하면 일단 한계령 혹은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향했다. 오늘 산악회 무박 산행 코스도 한계령-서북능선-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천불동-설악동이다. 이코스를 접어두는 여유로움... 산꾼에겐 정말 매력 넘치는 코스다. 대청봉 찍고 소청에서 봉정암 수렴동 백담사 아니면 공룡능선 마등령에서 백담사 아니면 아예 귀떼기청-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 이렇게 변화무쌍하게 코스 응용이 가능한 산행인데 온종일 설악동이라... 오랜 산행에 이제 나도 여유라는 게 생겼나? 올라야 한다는 강박을 벗어난 이 여유... 꽤 괜찮다. "산에 오르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산을 조금씩 닮아 간다" 해인 시인 말처럼 나도 산을 닮아 조금은 여유롭고, ..
내가 1년 중 100번쯤 오르는 원적산에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처음엔 나무 이름도 모르고 봄이면 제일 먼저 잎이 피고 가을 이면 가장 먼저 잎이 지는 나무쯤으로 여겼다. 언제부터 그 나무 아래 배경이 좋아 지날 때면 폰으로 찍어 뒀다. 나무 이름도 모르는 체 수년을... 그러다 보니 궁금해 몇 년 전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봐서 "귀룽나무"라고 통성명을 하게 됐다. 그 사진을 정리했다. 귀룽나무는 구룡목(九龍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귀롱나무', '귀롱목', 꽃이 핀 모습이 마치 흰 구름이 내려앉은 듯하다 하여 '구름나무'로도 불린다. 귀룽나무는 주로 정원수로 심는데,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봄에 제일 먼저 잎을 피워 숲에 초록 기운을 불어넣고, 농부들에게 농사철이 돌아왔음을 알..
2020년 6월 5일 토요일 친구 환춘. 병선이랑 "그해 가을 빨치산한테 돌 석골로 잡혀간 니 백부가 보름 만에 뼈만 남아 돌아왔지?"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린 유년부터 늘 들어오던 할머니 넋두리였다. 돌석 골? 짐작컨대 돌돌 골(뱀사골)을 그리 불렀다는 것을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야 알았다. 지재를 넘어 인월 읍내를 지나 30리만 가면 되는 곳 하루 반나절이면 다녀오는 곳을 보름 걸려 돌아온 큰아들이 다 죽을 모양을 하고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게 한이였고 그 아들을 온갖 정성을 다해 살려 놨다. 그랬더니 "부역" 했다는 죄명으로 두들겨 패고, 고문하고 잡아다 감옥에 처넣었다. 그렇게 나는 할머니가 말하는 "인공 때"를 배웠다. 낮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밤만 되면 인공기가 휘날리는 대한민국과 인민공..
2020년 5월 31일 일요일 흐림 천사랑 안도현은 섬에 가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고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 든다고 했다. 그런데 섬은 그걸 볼 수 없다고... 이젠 연륙교가 생겨 뭍이 되버린 영흥도 그 이름의 연원이나 그곳에 누가 살았는지는 너무 많이 알려져 식상하기까지 하다.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이라는 요상한 공간이 생기며 넘쳐나는 여행정보 전문가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몇 번 이리저리 검색하면 쏟아지는 정보 정보.... 아마도 우리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수분 내로 지구 반대편 누군가가 알아내는 세상이다. 나도 그 세상 흐름에 따라 폰에서 맛집 검색하고 영흥도로... 언제부터인가 내 여행은 대중 교통과 튼튼한 두발로 10년 동안 1 대간 9 정맥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