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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0년 11월 8일 일요일 청명 아그들 6명 한라산이다. 지난밤 술꾼 친구들이 술 참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덕분에 청명 하늘에 발걸음도 가볍다. 수백 명이 출발한 성판악 아침은 여느 새벽 시장처럼 부산하다. 코로나 시대라 마스크는 필수, 거리 두기 2m, 잘 지키고 있다. 젊은 60대, 우리 친구들 준비는 꼼꼼히 출발도 더듬더듬 늦다. 일단 출발하고 수년 전 그냥 지나친 사라오름이 궁금해 마음이 급하다. 발 빠른 송배 친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젊은 산꾼을 제치며 앞으로 나간다. 속밭대피소에 이르러 수십 명의 선두팀을 모두 제치고 선두다. 오랜 홀산 경험이 무리에 끼어 함께 하는 산행은 버겁다. 선두로 나 가거나 아니면 다 보내고 뒤에 서거나... 그러나 뒤에 서는 건 자충수인 경우가 많다. 앞서간..
2020년 11월 7일 토요일 청명 번암 아그들 14명 나 자신을 돌아본다. 지나치게 결벽한 게 아닌가 싶다. 무슨 일에 몰입하게 되면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수 없이 머리로 리바이벌하고 실행에 옮긴다. 홀산을 10년 넘겨 하다 보니 출발부터 귀가 까지 분 단위로 쪼개 이동하고 진행한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 못한다. 계획대로 움직이고 실행될 때 오는 쾌감 그 성취감에 취해있다. 그러다 보니 늘 긴장하고 동행이 있을 때는 동행하는 친구가 불편을 느낄 정도로... 완벽을 추구 한다. 좀 돌아가도 되고 계획대로 진행 안되더라도 그만인데 톱니바퀴처럼 맞아 돌아가지 않음 인상 쓰고 짜증내고 여럿이 하는 일을 혼자 하듯 하려 하니 스스로 스트레스... 동행하는 친구도 스트레스다. 조금 더 여유롭게 만만하게... ..
2020년 11월 6일 금요일 번암 아그들 14명 날씨 맑다가 약간 흐림 羽化登仙 우화등선 우화(羽化)라는 말의 원뜻은 번데기가 날개 있는 벌레로 바뀐다는 뜻이다. 우화등선이란? 땅에 발을 붙이고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 날개가 돋친 듯 날아 올라 신선이 된다. 이 말은 소동파의 전 적벽부(前赤壁賦)에 나온다. 동파가 손님과 더불어 배를 띄우고 적벽 아래에서 놀 때. 바람은 천천히 불고 물결은 일지 않았다. 술을 들어 손에게 권하며 "시경(詩經)"의 명월 편을 암송하고 요조의 장을 노래 불렀다. 달이 동산 위에 나와 남두성과 견우성 사이에 배회하더라.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에 닿아, 쪽배가 가는 대로 맡겨 아득히 넓은 강을 지나가니, 넓고 넓도다. 허공을 타고 바람은 몰려 가서 그 그치는 ..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청명 환춘,병선,장기수랑 내가 산에 오르느 이유? 올라갈 다른 산을 보기 위해서다. 내려와서 다음 산을 꿈꾸고 그리고 또 다시 다음 산을 보고 다시 오르고 그러다 산에 오르는 것이 흥미 없어 진다면 내게 죽음이 가까이 온거다. 지리산 둘레길 시작이다. 많은 길이 있다. 제주올레,해파랑길,서파랑길... 살아 있는 한 모두 가보고 싶다. 1대간 9정맥 끝나고 방황하다 드디어 지리산에 꽂혔다. 지난 여름에 지리산 계곡을 유랑했고 이제 지리가 품고 있는 우리 삶을 엿보고싶다. 지리산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내정서를 키워준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다. 내 삶이 끝나 내가 돌아간다면 나는 내 고향 백두대간 봉화산 짓제에 뿌려지는게 꿈이다. 고향 산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내 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