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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리 부부 산방
2020년 6월 5일 토요일 친구 환춘. 병선이랑 "그해 가을 빨치산한테 돌 석골로 잡혀간 니 백부가 보름 만에 뼈만 남아 돌아왔지?"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린 유년부터 늘 들어오던 할머니 넋두리였다. 돌석 골? 짐작컨대 돌돌 골(뱀사골)을 그리 불렀다는 것을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야 알았다. 지재를 넘어 인월 읍내를 지나 30리만 가면 되는 곳 하루 반나절이면 다녀오는 곳을 보름 걸려 돌아온 큰아들이 다 죽을 모양을 하고 돌아왔다. 할머니는 그게 한이였고 그 아들을 온갖 정성을 다해 살려 놨다. 그랬더니 "부역" 했다는 죄명으로 두들겨 패고, 고문하고 잡아다 감옥에 처넣었다. 그렇게 나는 할머니가 말하는 "인공 때"를 배웠다. 낮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밤만 되면 인공기가 휘날리는 대한민국과 인민공..
2020년 5월 31일 일요일 흐림 천사랑 안도현은 섬에 가면 밀려드는 파도를 수평선 밖으로 밀어내느라 안간힘 쓰고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 든다고 했다. 그런데 섬은 그걸 볼 수 없다고... 이젠 연륙교가 생겨 뭍이 되버린 영흥도 그 이름의 연원이나 그곳에 누가 살았는지는 너무 많이 알려져 식상하기까지 하다.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이라는 요상한 공간이 생기며 넘쳐나는 여행정보 전문가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몇 번 이리저리 검색하면 쏟아지는 정보 정보.... 아마도 우리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수분 내로 지구 반대편 누군가가 알아내는 세상이다. 나도 그 세상 흐름에 따라 폰에서 맛집 검색하고 영흥도로... 언제부터인가 내 여행은 대중 교통과 튼튼한 두발로 10년 동안 1 대간 9 정맥을 대..
2020년 5월 16일 토요일 비 온 뒤 맑음 친구 배 법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피천득 "오월"중에서 월악산 영봉을 만난 후 내 종주 본능이 꿈틀 된다. 내친김에 낙남 종주 중 새벽에 굉음을 들으며 올랐던 한신이 보고 싶다. 한신계곡 45년 전 18살 그 푸르던 날에 지리를 처음 만난 게 한신이다. 교련복에 런닝화라 불리던 운동화를 신고 올랐다. 그 시절 아웃도어라는 개념도 없었다. 내게는 한신은 특별한 기억이 있다. 질풍 로도와 같은 방황기 였다. 그때 친구 용태와 학교 수업을 빼먹고 탈출했던 곳이 한신 계곡으로 지리에 드는 거였다. 입학시험이 있던 때였다. 고등학교 입시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성적으로 시골 읍내..
2020년 5월 10일 일요일 흐림 천사&천사 친구랑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 지나니 푸시킨 "삶이 그대를...."중에서 부분 발췌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그대 삶으로 밀려와 잔잔한 마음의 평화를 산산이 조각내고 소중한 것들을 앗아가 버릴 때 고통으로 공허한 그대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하루하루가 근심 걱정 없는 날로 넘쳐날 때 세속적인 기쁨에 젖어 편히 안주하지 않도록 이 한 마디 말을 가슴에 새겨라 이 또한 지나가리 랜턴 윌슨 스미스"가 또한 지나가리"중에서 부분 발췌 This, too, shall pass away. 이 또한 지나가리 내 블로그 "지나리 산방"의 ..
2020년 5월 1일 금요일 맑음 친구 배 법이랑 생각은 긍정! 행동은 열정! 열심히 살았다. 아니 치열하게 살아왔다. 긍정? 어쩌면 '안돼!', 하고 부정에 더 가까운 인생 이었을지... 그러나 후회는 없다. 필요하면 언제나 배낭 하나 둘러메고 훌쩍 떠나는 이 삶도 괜찮았다. 그게 내게 열정이고 나를 지탱해 주는 에너지였다. 월악산(靈峰 1097m) 백두대간 중에 월악산 국립공원 내 신선봉, 마패봉, 탄항산, 포암산이 지나지만 주봉인 영봉이 대간길에 살짝 비켜서있다. 언제 한번 다녀와야지 하면서 비켜 두다가 내 안의 열정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대간 정맥 완주 후 처음 떠나는 홀산 동네 뒷동산, 원적산 산행에 푹 빠져 좀처럼 외지 산행에 흥미가 없었다. 가끔 영리 목적 산악회 따라 오지 산행을 다니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