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886)
지나리 부부 산방
2023년 8월 20일 일요일 소나기 곱방친구4(강석기-모 환춘-배병선-최복순) 친구 배법이 지난밤 세탁기 돌려 말려준 양말을 갈아 신고 나선다. 땀에 절었던 어제 입은 트레킹복도 깔끔하게 세탁해 줬다. 배낭도 마음도 상쾌하다. 친구의 섬세함에 또 한 번 놀란다. 아무리 오래 만난 친구라도 내가 안다고 하는 게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깊이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 가지고 평가하고 재단할 일이 아니다. 친구 덕분에 발걸음이 가볍다. 봉길 터널이 지나는 월성 원전 지역은 자동차 전용도로 구간이라 도보 이동이 불가능하다. 6km를 자동차로 이동한다. 문무대왕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직이 드리운 해무에 쌓인 바다를 본다. 신라 문무왕의 수증릉이 있는 암초가 바다의 슬픔을 아는지 우울하다. 후쿠시마 원전..
2023년 8월 19일 토요일 소나기 곱방친구4(배병선 강석기 모 환춘 최복순)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민주주의 운동가,인권운동가,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윤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다. 해방되고 77년 분단 77년의 경축사가 대결 일변도로 후퇴했다. 1945년 일본 패망으로 우리는 독립했지만 미군정 3년으로 우리는 이념의 함정에 빠져 청산해야 할 일제 36년을 청산 못하고 불행한 분단의 굴레를 뒤집어썼다. 주변 강대국 눈치를 보며 줄타기하는 신세다. 보수정권이 등장하며 노골적인 친미, 친일로 갈등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때 해방공간, 분단의 원인과 이데올리기 갈등을 처절하게 기록한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윌라 오 디어북으로 읽고 있다. 총 10권 중 5권 진행..
2023년 7월 23일 일요일 곱방4(석기, 환춘, 병선, 복순) 맑음 프랑스 영화 "아무르"는 첫 화면에 소방관들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듯하게 누워 있는 주검을 보여준다. 극장의 관중석이 보여지고있다 노부부(안느와 조르쥬)도 보인다. 제자의 연주회에서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연주되고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 장면이 보인다. 그런데 집을 비운사이 도둑이 들었다. 안느가 말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무서워서 죽을지 몰라" 안느는 몰랐다.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도둑보다 무섭고 더 끔찍한 것이 그들의 삶에 끼어들고 있다는 것을.... 영화 아무르(Amour)는 하나뿐인 딸을 출가시키고 자신들이 키워낸 제자의 연주회를 보러 다니는 등 적적하긴 해도 행복하고 여..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곱방친구4(석기, 환춘, 병선, 복순) 맑음 아침은 다슬기 닭백숙이다. 철인 석기 친구가 직접 잡은 다슬기와 닭백숙으로 끓여온 보양탕이다. 텁텁하고 시원한 국물이 빈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염포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울산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산대교와 대교아래 선박들은 잔망스럽지가 않다. 울산항이 자동차 수출 전진기지라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많은 탓이리라.. 포구의 아침은 한적하다. 조업을 준비하고 영업준비를 하는 상인들만이 아침을 여느라 부산하다. 고래고기 간판이 있는 식당 문이 열려 환호하며 다가갔지만 주인인듯한 이모 나들이 간다고 오늘 장사 안한단다. 방어진포구 고래육회 막초 한잔은 그냥 기대였다. 거문고 소리가 나 슬도(瑟島)라 슬도명파(瑟島鳴派) 방어진 ..
2023년 7월 8일 토요일 맑음 환춘 병선 돈키호테(Quixote) 미켈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과 1615년 2부작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전편은 1605년 재치 있는 이달고 라만차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후편은 라만차의 재치 있는기사 돈키호테(Segunda parte del ingenioso cavallero Don Quixote de la Mancha)로 전편 발행10년후 1615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기사도 이야기에 심취한 스페인 라만차 마을의 이달고 가문의 중년 사내 알론소 카사노는 기사도 이야기에 푹 빠져 살았다. 어느 날 스스로 편력 기사 돈키호테라 칭하고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비극적이고 황당한 모험을 한다는 이야기다..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 4(환춘, 병선, 복순, 석기)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미국 시인 Robert Frost의 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의 4 연중 마지막 연이다. 나이 60, 중반을 넘어 70을 바라보는 ..
2023년 6월 17일 폭염 토요일 나 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5대 걸작 중 최고로 치는 작품이다. 출간 후 3개월 만에 도스토옙스키가 사망해 유작이기도 하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는 방탕한 호색한이자 무책임한 가장이다. 그는 두 번의 결혼으로 세명의 아들을 얻었으나 단 한 명도 양육하지 않았다. 그의 세 아들은 뿔뿔이 흩어져 성장한 후 아버지를 찾아온다. 이 작품의 표면적 이야기는 카라마조프 가문의 불행하고 비극적인 연대기이다. 이 범속한 가정사의 이면에는 인간 영혼의 무한한 다양성과 존재론적 의문, 인간의 욕망과 도덕률의 충돌, 신과 인간의 관계, 인간 자유의 양면성, 인간의 존재론적 문제, 철학적 통찰이 들어있다. 배경은 1860년대 러시아의 소도시에서 몰락해 가..
2023년 6월 4일 일요일 맑음 모환춘,강석기,배병선,최복순,최귀자 행운이 내게 미소 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여성 시인 랜턴 윌슨 스미스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시 4 연중 3 연이다. 내 블로그(티 스토리) 제목의 원천이기도 하다. (블로그명 '지나리 부부 산방'은 이 또한 지나가리에서...) 젊은 날 힘든 시기에 있었을 땐 1연과 2연을 음미하며 견뎠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가정을 꾸리고 제 갈길 잘 가고 있는 지금 이젠 3연과 4연이 나를 경계하게 한다. 이 평화도.. 이 행복도 다 지나가는 것 때론 별거 아닌 일로 얼굴 붉히고 포용은 없고 주장만..
2023년 6월 3일 토요일 맑음 모환춘,강석기,배병선,최복순,최귀자 해파랑 가는 날이다. 심야 버스 타고 5시간씩 해파랑길 시작은 험난했다. 수면 부족으로 여행길이 고행길이다 싶어 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봤다. 이 또한 피곤하고 뭔가 1% 부족한... 아직 체력으론 산악회 일행과 보조를 맞춰 가는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체력 단련도 아니고 5시간 전후로 출발... 앞만 보고 간다. 무얼 보러 왔는지? 무얼 느끼고 무얼 생각하는지 도무지 여유가 없다. 맛집 들러 맛난 것 먹고, 카페에서 차 한잔 앞에 놓고 망중한은 꿈도 못 꾼다. 이건 아니다 싶어 1박 2일 게스트 하우스 예약하고 ktx 타고 간다. 대구 친구 철인 석기가 승용차로 울산역 픽업하여 여유롭게 진하해변이다. 옆자리 운전하는 석기 친구 고마워 ..
2023년 4월 22일 토요일 맑음 곱방친구2(환춘/병선)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 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전쟁과 평화" "부활" 등 톨스토이 작품은 학창 시절 책에 푹 빠져 있을 때 두어 번씩 읽었지만 안나 카레니나는 읽은 기억이 없다. 책 살 돈이 없던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구해 읽던 게 책과 접하는 유일한 길이였다. 전쟁과 평화, 부활은 도서관 목록에 있었으나 연애 소설인 안나 카레니나는 없었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소설의 앞부분이 익숙한 것으로 봐 읽다가 그만둔... 그도 그럴 것이 분량이 번역본으로 1530쪽이나 되는 대작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2013년 영국에서 제작한 영화를 먼저 봤다. 그러나 1500쪽..